Circle만 알던 6살, 토끼 귀를 만들며 Oval을 배웠어요|Color Zoo
아이에게 circle, triangle, square 같은 도형 영어를 알려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림카드를 보여주면서 이름을 맞혀볼 수도 있고, 워크북에서 같은 모양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이들과 영어를 할 때 가능하면 배운 영어를 바로 써볼 수 있는 활동을 함께 하는 편을 좋아합니다.
이번에 활용한 책은 Lois Ehlert의 Color Zoo입니다.
여러 가지 도형이 겹쳐지면서 동물의 얼굴로 보이는 책이라 영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도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고, 책을 읽은 뒤 만들기 활동으로 연결하기도 좋습니다.
이번에는 색종이 대신 집에 있던 가베를 활용해 6살 아이와 동물을 만들어봤습니다.
실제 활동시간은 약 30분.
처음에는 circle, triangle 정도를 익히는 활동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만들기를 시작하니 아이가 자신이 만들고 싶은 동물에 필요한 도형을 스스로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oval이라는 단어까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어요.
Color Zoo를 도형 영어책으로 선택한 이유
Color Zoo의 재미있는 점은 도형이 단순한 도형으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Circle, square, triangle 같은 모양들이 겹쳐지면서 어느 순간 동물의 얼굴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읽으면서 도형 이름을 많이 외우게 하기보다
“이 모양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번 활동에서 주로 사용한 영어는 많지 않았습니다.
- circle
- triangle
- square
- oval
- What shape do you see?
- What shape do you need?
- I need a ___.
- I made a ___.
6살 아이에게는 완벽한 문장으로 대답하게 하기보다 circle, triangle처럼 필요한 단어 하나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Cover Talk|책을 펼치기 전에 모양부터 찾아봤어요
책을 바로 읽기보다 먼저 표지를 함께 살펴봤습니다.
제가 먼저 말합니다.
Look!
I see shapes!
그리고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What shape do you see?
아이는 가장 익숙했던 동그라미를 먼저 발견했습니다.
Circle!
이번 활동에서 가장 먼저 기억한 Shape도 circle이었습니다.
표지를 보면서
Circle.
Triangle.
Square.
처럼 눈에 보이는 모양을 짧게 이야기해보고 어떤 동물이 나올 것 같은지도 예상해봤습니다.
영어를 맞히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아이가 한국어로 이야기하면 제가 영어 단어를 짧게 덧붙여주는 정도로 진행했습니다.

책 속 도형이 동물로 바뀌는 과정을 재미있게 봤어요
Color Zoo를 읽으면서는 모든 문장을 설명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도형이 나타날 때마다
A circle!
A triangle!
처럼 짧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도형이 만나 동물처럼 보이는 순간에는
Wow! What animal is it?
이라고 물어봤습니다.
아이에게도 단순히
“What shape is this?”
만 계속 묻기보다
What can we make with a circle?
처럼 상상할 수 있는 질문을 섞었습니다.
도형 이름을 맞히는 것보다 도형이 다른 무언가로 변하는 과정 자체를 재미있게 느끼게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미술재료 대신 가베를 꺼내봤어요
책을 다 읽은 뒤에는 가베를 꺼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그림이나 만들기 활동을 할 때 가베를 자주 활용하는데요.
가베에는 여러 색과 모양의 조각이 있기 때문에 정해진 결과물을 따라 만드는 것보다 아이가 조각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 좋은 교구라고 느낍니다.
오늘은 Circle을 얼굴로 사용할 수도 있고, 다음에는 바퀴나 꽃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Triangle도 고양이 귀가 될 수도 있고, 지붕이나 물고기 꼬리가 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가베를 영어공부를 위한 별도의 교구라기보다 아이의 창의적인 생각을 영어와 연결하기 좋은 만들기 재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가베가 없어도 전혀 문제없습니다.
색종이를
- circle
- triangle
- square
- rectangle
- oval
모양으로 잘라 준비하면 똑같이 활동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라면 엄마가 미리 잘라주고, 가위질이 가능한 아이라면 아이가 직접 원하는 모양을 그려서 잘라도 좋습니다.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편합니다.
가장 많이 고른 도형은 Circle이었어요
가베를 펼쳐놓고 바로
“고양이를 만들어보자.”
라고 정해주지는 않았습니다.
먼저 물었습니다.
What shape do you want?
아이가 가장 많이 고른 것은 circle이었습니다.
큰 Circle을 얼굴처럼 놓아보기도 하고 작은 Circle을 눈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A big circle.
A small circle.
처럼 짧게 영어를 붙여줬습니다.
단어카드에 있는 circle을 보고 말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자기가 원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실제 Circle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고양이를 만들다가 “Triangle이 필요해!”라고 했어요
이번 활동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순간은 고양이를 만들 때였습니다.
가베를 이리저리 배치하던 아이가 고양이 얼굴을 만들다가
“Cat은 triangle이 필요해!”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고양이 귀를 만들려면 삼각형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Triangle 조각을 찾아 귀 위치에 놓았습니다.
저는 바로 문제를 내기보다
Yes! Triangle ears!
정도로만 받아줬습니다.
이 순간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제가
“고양이 귀는 어떤 모양이지?”
라고 질문해서 정답을 얻어낸 것이 아니라, 아이가 고양이를 완성하고 싶어서 스스로 필요한 Shape를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영어가 정답이 아니라 만들기에 필요한 말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토끼 귀를 만들면서 Oval을 새롭게 배웠어요
고양이 다음에는 토끼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가 조금 고민했습니다.
Circle을 이용해 귀를 만들어보려다가
“Rabbit의 ear는 좀 더 길쭉한 동그라미여야 하는데?”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아~ 이런 길쭉한 동그라미는 oval이라고 하면 돼.”
“Oval.”
그러자 아이도 모양을 보며 oval이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처음부터 오늘의 학습단어에 oval을 넣어 외우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만들고 싶은 토끼의 귀를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순간에 새로운 단어가 등장한 것입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만난 영어가 참 좋습니다.
아이에게 먼저 궁금한 것이 생기고, 그다음 그 궁금함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영어를 만나는 것이니까요.

만들기에 집중하기 시작했을 때는 영어 질문을 줄였어요
수업 초반에는
What shape do you see?
What shape do you want?
처럼 영어 질문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가베 만들기가 시작되면서 아이가 예상보다 훨씬 집중했습니다.
Circle을 어디에 놓을지,
귀는 어떤 모양으로 할지,
눈은 무엇으로 할지,
가베를 계속 옮겨보면서 자기 작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는 저도 영어 질문을 줄였습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데 계속
“What shape is this?”
“How many circles?”
라고 묻는다면 오히려 생각의 흐름을 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아이가 필요한 것을 찾을 때만
Do you need a triangle?
Big or small?
정도로 짧게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활동을 하면서 다시 느낀 것은 영어미술이라고 해서 활동하는 내내 영어를 계속 말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몰입도 수업의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완성된 동물을 보며 영어를 한번 더 사용했어요
가베 동물이 완성된 뒤에는 바로 정리하지 않고 작품을 보며 짧게 이야기했습니다.
What did you make?
A cat!
What shape are the ears?
Triangles!
토끼를 보면서는 새로 알게 된 표현을 다시 한번 사용했습니다.
What shape are the ears?
Oval!
영어 초보 단계에서는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조금 더 익숙한 아이라면
I made a cat.
It has two triangle ears.
I made a rabbit.
It has two oval ears.
처럼 문장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같은 가베를 사용했지만 어떤 동물을 만드느냐에 따라 필요한 도형이 달라졌고, 그 과정에서 영어도 자연스럽게 달라졌습니다.
6살 아이와 30분 해보니 가장 기억한 Shape는 Circle이었어요
이번 활동은 약 30분 정도 진행했습니다.
가장 먼저 기억한 도형은 circle이었고 실제 만들기에서도 Circle을 가장 많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Circle을 잘 외웠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고양이를 만들면서
“Cat은 triangle이 필요해!”
라고 한 것,
그리고 토끼 귀를 만들면서
“좀 더 길쭉한 동그라미여야 하는데?”
라고 고민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고민 덕분에 oval이라는 새로운 영어도 자연스럽게 만났습니다.
단순히
Circle, triangle, oval.
을 세 번씩 따라 말하게 했다면 이런 과정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필요한 영어도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다시 한다면 ‘My Color Zoo’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다음에 같은 활동을 한다면 한 번의 작품으로 끝내지 않고 아이가 만든 동물을 사진으로 남겨 My Color Zoo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한 페이지씩
CAT
circle face
triangle ears
RABBIT
circle face
oval ears
처럼 사진과 사용한 Shape를 붙입니다.
아이에게 새로운 동물을 하나 더 만들게 하고
What shape do you need?
라고 물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업 시작 전에는 집 안에서
Find a circle!
Find a triangle!
처럼 3분 정도 Shape Hunt를 먼저 해보고 싶습니다.
책 속 도형 → 집 안의 도형 → 가베 속 도형 → 내가 만든 동물
순서로 이어지면 같은 영어를 여러 상황에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형을 외우는 것보다 도형으로 무엇을 만들지 생각하는 시간이 좋았어요
이번 Color Zoo 활동의 목표는 아이가 Shape 단어를 몇 개 암기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책에서 도형을 보고,
가베에서 원하는 모양을 고르고,
Circle을 얼굴로 만들어보고,
Triangle을 고양이 귀로 사용하고,
토끼 귀를 표현하려다 Oval이라는 새로운 단어까지 만났습니다.
저는 이 과정이 영어미술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triangle을 알아야 해서 외우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를 만들려면 이 모양이 필요해!”
라는 생각에서 영어가 시작된 것입니다.
가베가 있다면 집에 있는 가베를 꺼내보세요.
없다면 색종이를 여러 도형으로 잘라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What shape is this?”
만 묻기보다 한번 이렇게 질문해보세요.
What can you make with this shape?
아이의 대답이 cat이 될 수도 있고 rabbit이 될 수도 있고, 엄마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영어도 함께 따라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활동 기록
- 활동 원서: Color Zoo
- 활동 연령: 6세
- 활동시간: 약 30분
- 주요 재료: 가베
- 가베가 없다면: 여러 도형으로 자른 색종이
- 가장 먼저 기억한 Shape: circle
- 가장 많이 선택한 Shape: circle
- 활동 중 자연스럽게 사용한 표현: circle, triangle, oval
- 기억에 남은 순간: 고양이를 만들며 “Cat은 triangle이 필요해!”라고 말한 것
- 새롭게 습득한 표현: 토끼의 길쭉한 귀를 표현하면서 oval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
- 다시 한다면: Shape 영어를 먼저 충분히 들려주고 싶어요
이번 활동을 돌아보니 만들기 자체에는 아이가 정말 재미있게 참여했지만, 수업 초반에 모양에 대한 영어 input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ircle은 이미 익숙해서 바로 기억했지만 triangle, square, oval처럼 다른 Shape는 만들기 과정에서 하나씩 접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다음에 같은 수업을 한다면 Color Zoo를 읽기 전에 circle, triangle, square, oval처럼 여러 모양이 반복해서 나오는 짧은 영어 노래나 영상을 2~3분 정도 먼저 보여주고 싶습니다.
오늘 우리가 어떤 내용을 배울지 노래를 통해 먼저 가볍게 듣고,
Shape Song → Color Zoo 읽기 → 가베로 도형 찾기 → 동물 만들기 → 작품 이야기하기
순서로 연결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책과 만들기에서 처음 만나는 단어가 아니라, 노래에서 한 번 들어본 영어를 활동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특히 이번에 토끼 귀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oval을 알게 된 것처럼, 먼저 여러 Shape의 소리를 충분히 듣고 난 뒤 아이가 실제로 필요한 순간에 그 단어를 다시 사용한다면 더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영상이나 노래를 오래 보여주기보다는 수업의 관심을 여는 짧은 도입 정도로 활용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