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낚시를 해보니 5살이 가장 헷갈린 글자는?|Chicka Chicka Boom Boom 영어놀이
알파벳을 처음 배우는 아이에게 A부터 Z까지 순서대로 외우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
5세 아이와 알파벳 놀이를 하면서 저는 이 부분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활용한 영어 그림책은 Chicka Chicka Boom Boom입니다.

알파벳들이 코코넛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가 우르르 떨어지는 이야기라 알파벳을 처음 접하는 아이와 놀이로 연결하기 좋은 책이라서 제가 어린 유아들 대상으로 수업할때 가장 추천하는 알파벳관련 원서입니다.
이번에는 책만 읽고 끝내지 않고
ABC Song → 원서 읽기 → 알파벳 낚시 → 클레이로 알파벳 만들기 → 영어 닉네임 만들기
순서로 약 30~40분 정도 활동해봤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제가 예상했던 것과 아이의 반응은 조금 달랐습니다.
아이는 알파벳을 맞히는 것보다 낚시로 잡는 것 자체를 훨씬 재미있어했고, 대문자보다 소문자를 어려워했습니다.
특히 b와 d, p와 q처럼 비슷하게 생긴 글자를 자주 헷갈렸어요.
그래서 이번 활동의 목표도 자연스럽게 바뀌었습니다.
“오늘 알파벳을 몇 개 외웠을까?”보다 “알파벳의 모양을 얼마나 재미있게 관찰했을까?”
를 더 중요하게 보기로 했습니다.
Chicka Chicka Boom Boom을 선택한 이유
Chicka Chicka Boom Boom은 알파벳을 단순히 한 글자씩 소개하는 책과 조금 다릅니다.
알파벳들이 코코넛 나무 위로 올라가고 결국 우르르 떨어지는 이야기가 있어 아이와 움직임을 넣어 읽기 좋습니다.
책을 읽은 뒤 알파벳 나무를 만들고, 가베나 클레이로 알파벳을 직접 구성하거나 알파벳과 관련된 단어까지 만들어보는 방식으로 활동을 하니 아이들이 쉽게 알파벳을 습득하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A부터 Z까지 모두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ABC Song으로 알파벳 소리부터 들려줬어요
책을 읽기 전에 짧은 ABC Song을 먼저 들었습니다.
알파벳을 정확하게 따라 부르게 하지는 않았어요.
아이가 아는 부분은 같이 부르고 모르는 부분은 그냥 듣게 했습니다.
A, B, C...
노래가 끝난 뒤 알파벳 카드를 몇 개 보여주면서
Look! Letters!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알파벳을 공부한다고 설명하기보다 “오늘 이 글자들을 가지고 놀아보자.” 정도로 시작했습니다.
영어 초보 아이에게는 처음부터 학습해야 할 것이 많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Cover Talk|코코넛 나무에 뭐가 있을까?
바로 책을 펼치지 않고 표지를 먼저 함께 봤습니다.
What do you see?
아이가
“나무!”
라고 하면
Yes! A tree.
라고 받아줍니다.
그리고 표지에 있는 알파벳도 찾아봅니다.
Look! Letters!
Can you find A?
알고 있는 글자가 나오면 반갑게 이야기하고 모르는 글자는 제가 먼저 이름을 들려줬습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이거 무슨 글자야?”
“이건?”
하고 계속 문제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몸도 함께 움직였어요
알파벳들이 나무 위로 올라갈 때는 손가락을 위로 움직이면서
Up, up, up!
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알파벳들이 우르르 떨어질 때는
Oh, no!
Boom Boom!
이라고 조금 과장해서 읽었습니다.
아이도 손으로 알파벳이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해볼 수 있습니다.
모든 알파벳을 하나씩 확인하기보다 아이가 알고 있는 글자가 나오면 잠깐 멈췄습니다.
Look! B!
정도로 반응합니다.
책 속 알파벳을 공부하기보다 이야기 속에 알파벳이 계속 등장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아이가 가장 좋아한 건 알파벳 낚시였어요
책을 읽은 뒤에는 Alphabet Fishing을 해봤습니다.

자석 알파벳이나 종이클립을 붙인 알파벳 카드를 바닥에 펼쳐놓고 낚싯대로 잡는 놀이입니다.
처음에는 제가
Find B!
Can you catch A?
처럼 미션을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5세 아이의 관심은 조금 달랐습니다.
제가 말한 글자를 찾는 것보다 눈앞에 보이는 알파벳을 그냥 낚는 것 자체를 훨씬 재미있어했습니다.
하나를 잡으면
“이건 뭐야?”
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저도 방식을 바꿨습니다.
아이가 B를 잡으면
You caught B!
This is B.
라고 먼저 들려줬습니다.
다시 낚싯대를 던지고 다른 글자를 잡으면 또 이름을 알려줬어요.
이렇게 해보니 5세에게 알파벳 낚시는 처음부터 정답을 확인하는 활동보다 여러 글자의 모양을 재미있게 만나보는 활동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대문자보다 소문자를 훨씬 어려워했어요
알파벳 낚시를 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도 발견했습니다.
아이는 대문자는 어느 정도 익숙하게 봤지만 소문자가 나오면 훨씬 어려워했습니다.
특히
b와 d
그리고
p와 q
를 자주 헷갈렸습니다.
처음에는
“이건 b야. 이건 d야.”
하면서 바로 구별하게 해줘야 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두 글자를 번갈아 보여주니 아이도
“비슷하게 생겼어.”
“헷갈려.”
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 b와 d를 완벽하게 구별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They look similar!
이라고 이야기하며 두 글자를 같이 관찰했습니다.
영어 초보 단계에서는
“b와 d는 다른 글자다.”
를 완벽하게 기억하는 것에 앞서
“어? 두 글자가 정말 비슷하게 생겼네.”
라고 차이를 발견하는 경험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한다면 대문자와 소문자 낚시를 나눌 것 같아요
이번 활동을 하고 가장 먼저 바꾸고 싶은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대문자와 소문자를 함께 섞어놓았습니다.
그런데 5세 아이에게는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1단계 : 대문자 낚시
A / B / C / D
부터 충분히 놀이하고,
2단계 : 소문자 낚시
a / b / c / d
를 따로 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에 익숙해지면
3단계 : 대문자와 소문자 짝 찾기
로 연결합니다.
Find big B!
Where is small b?
처럼 같은 알파벳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대문자와 소문자를 한꺼번에 익히게 하기보다 대문자 → 소문자 → 매칭 순서로 나누는 편이 더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낚시로 잡은 알파벳을 클레이로 만들어봤어요
이번에는 낚시로 잡았던 글자 중 아이가 마음에 들어 하는 글자를 골랐습니다.
클레이를 길게 굴리면서
Roll, roll, roll!
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Let's make A!
처럼 글자를 만들어봅니다.
A처럼 직선이 많은 글자는 긴 클레이를 붙이고,
O는 동그랗게 연결하고,
C는 둥글게 구부립니다.
클레이 활동이 좋았던 점은 글자를 눈으로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직접 클레이를 길게 만들고, 구부리고, 붙이면서 글자의 모양을 손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낚시에서는 빠르게 지나갔던 글자를 클레이로 다시 만들어보니 자연스럽게 글자의 형태를 한 번 더 보게 됐습니다.

가베가 있다면 같은 글자를 또 다르게 만들 수 있어요
가베의 긴 조각과 둥근 조각을 이용해 A, B, C, D, T, O 등의 알파벳을 직접 만들어보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집에 가베가 있다면 클레이 다음 활동으로 연결해도 좋습니다.
가베가 없다면 그냥 다음 활동으로 넘어가셔도 됩니다.
예를 들어 클레이로 A를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가베로 A를 만들어봅니다.
Can you make A?
아이가 어떤 조각이 필요한지 직접 찾아봅니다.

클레이는 구부릴 수 있지만 가베는 정해진 모양을 조합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A를 전혀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는 경험이 됩니다.
가베가 없다면 아이스크림 막대, 빨대, 색종이 조각으로 대신해도 충분합니다.
모든 재료를 한 번에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클레이를 좋아한다면 그날은 클레이만 오래 해도 괜찮습니다.
자기 이름 쓰기는 생각보다 어려워했어요
마지막에는 자기 한국 이름을 알파벳으로 만들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5세 아이에게는 여러 글자를 순서대로 기억하고 직접 쓰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활동을 바꿨습니다.
“그럼 우리 재미있는 영어 이름을 하나 만들어볼까?”
짧고 부르기 쉬운 닉네임을 몇 개 제안했습니다.
예를 들어
Luna
Yuni
처럼 아이가 쉽게 따라 말할 수 있는 이름입니다.
그랬더니 자기 이름을 써보는 것보다 새로운 영어 닉네임을 직접 고르는 활동에 훨씬 재미있게 참여했습니다.
“나는 Yuni 할래!”
하고 좋아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름 전체를 쓰게 하지 않고 첫 글자 하나만 찾아봤습니다.
Y is for Yuni!
이 정도로 마무리했습니다.
아이에게는 Y가 갑자기 외워야 하는 알파벳이 아니라 내가 직접 선택한 새로운 이름의 첫 글자가 된 것입니다.
A is for Apple처럼 단어까지 연결할 수 있어요
아이가 더 하고 싶어 한다면 글자에서 단어로 한 단계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A - apple
B - butterfly
C - cake
F - fish
처럼 알파벳과 연상되는 단어를 가베로 표현하고, 사과를 따먹거나 나비처럼 팔을 움직이는 식으로 몸으로도 표현하도록 제안합니다.
저라면 이것도 여러 개 하지 않고 아이가 좋아하는 글자 하나만 고르겠습니다.
A를 골랐다면
A is for apple.
이라고 말하고 클레이로 사과를 만들어봅니다.
B라면
B is for butterfly.
라고 하고 팔을 펄럭이며 나비 흉내를 냅니다.
알파벳 → 단어 → 만들기 → 몸동작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5세 아이와 해보니 ‘몇 개 외웠나’보다 다른 것이 보였어요
이번 수업을 하기 전에는 자연스럽게
“알파벳을 몇 개 기억할까?”
를 확인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다른 부분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이는 제가 불러주는 알파벳보다 자기가 눈으로 발견한 글자를 낚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대문자보다 소문자를 어려워했고,
b와 d, p와 q처럼 비슷하게 생긴 글자를 보면서
“헷갈린다.”
는 것을 처음 인식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이름 전체를 쓰는 활동은 어려워했지만 Luna, Yuni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영어 닉네임을 고르는 활동에는 훨씬 적극적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5세 알파벳 놀이의 목표를 조금 다르게 잡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몇 글자를 정확하게 외웠을까?”
보다
“오늘 알파벳을 잡아보고, 만져보고, 만들어보고, 비슷한 글자를 발견했을까?”
를 먼저 보는 것입니다.
다시 한다면 활동을 조금 더 단순하게 할 것 같아요
다음에 같은 수업을 한다면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넣지 않을 것 같습니다.
먼저 ABC Song으로 알파벳 소리를 가볍게 듣고,
Chicka Chicka Boom Boom 읽기
→ 대문자 Alphabet Fishing
→ 마음에 드는 글자 하나를 클레이로 만들기
→ 영어 닉네임 고르기
→ 닉네임 첫 글자 찾아보기
정도로 진행하고 싶습니다.
소문자는 다른 날 별도의 낚시활동으로 빼려고 합니다.
그다음 대문자와 소문자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B-b, D-d, P-p, Q-q를 함께 놓고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특히 b와 d처럼 아이가 헷갈리는 글자가 나오면 바로
“틀렸어.”
라고 하기보다
They look similar!
이라고 먼저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디가 똑같고 어디가 다를까?”
를 함께 찾아보는 놀이로 연결해보고 싶어요.
5세 아이에게는 알파벳을 빠르게 외우는 것보다 글자의 모양을 자세히 보고 궁금해하는 경험이 먼저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 활동을 통해 느꼈습니다.
알파벳은 외우기 전에 가지고 놀아도 괜찮았어요
Chicka Chicka Boom Boom을 읽고 알파벳 낚시를 하고, 클레이로 글자를 만들면서 느낀 것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5세 아이에게 알파벳은 아직 공부해야 할 문자이기 전에 잡아보고 만져보고 만들어볼 수 있는 재미있는 모양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낚싯대로 B를 잡아보고,
클레이로 O를 만들고,
b와 d를 보면서
“왜 이렇게 비슷해?”
라고 궁금해하고,
내가 직접 고른 Yuni라는 이름에서 Y 를 찾아봅니다.
그 과정에서 알파벳을 하나씩 만나면 충분합니다.
알파벳을 처음 시작하는 아이가 있다면 A부터 Z까지 얼마나 알고 있는지부터 확인하기보다 알파벳 카드 몇 장과 낚싯대, 클레이부터 준비해보세요.
그리고 아이가 어떤 글자를 잡고 싶어 하는지 한번 지켜보세요.
알파벳을 배우는 첫 번째 단계가 꼭 외우는 것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활동 기록
- 활용 원서: Chicka Chicka Boom Boom
- 활동 연령: 5세
- 주요 활동: 원서 읽기, 알파벳 낚시, 클레이 알파벳, 영어 닉네임 만들기
- 아이 반응이 가장 좋았던 활동: Alphabet Fishing
- 어려워했던 부분: 소문자 구별
- 특히 헷갈린 글자: b/d, p/q
- 관찰한 점: 비슷한 글자를 바로 구별하기보다 “비슷하게 생겼다, 헷갈린다”는 것을 먼저 인식함
- 영어 닉네임 활동: Luna, Yuni처럼 간단한 이름 중 직접 선택
- 다시 한다면: 대문자 낚시와 소문자 낚시를 분리하고, 이후 대·소문자 매칭으로 확장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