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영어 고민노트

영어로 물었는데 한국말로 대답하는 아이, 다시 영어로 말하게 해야 할까?

art_mom_teacher 2026. 8. 24. 11:08

엄마가 영어로 질문했는데 아이가 너무 자연스럽게 한국말로 대답할 때가 있습니다.

 

엄마가

What color do you want?

라고 물었는데 아이는

“분홍색!”

이라고 대답합니다.

 

또는 영어책을 읽다가

What is this?

라고 물으면

“강아지!”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부모 입장에서는 고민됩니다.

“영어로 질문했으니까 영어로 대답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래서

“Pink라고 해야지.”

“Dog이라고 다시 말해봐.”

라고 영어로 다시 대답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저 역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가 영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영어 초보 아이들과 수업하고 제 아이들과 엄마표 영어를 해오면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이가 영어 질문을 듣고 한국어로 정확하게 대답했다면, 우선 질문의 의미는 이해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아이가 한국어로 대답했다고 바로 영어로 다시 말하게 하지 않습니다.

대신 아이가 말한 내용을 짧고 자연스러운 영어로 다시 들려주는 방식을 자주 사용합니다.

영어로 대답하지 않았다고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엄마가 묻습니다.

What color do you want?

아이가 바로

“파란색!”

이라고 대답합니다.

 

아이는 영어 문장으로 대답하지는 않았지만, 엄마가 무엇을 묻는지는 정확하게 이해했습니다.

 

저는 이 반응도 중요한 영어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듣고 의미를 이해한 뒤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시

“영어로 말해야지. I want blue라고 해봐.”

라고 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조금 전까지 자연스러웠던 대화가 갑자기 정답을 말해야 하는 영어수업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Blue! You want blue.

라고 자연스럽게 다시 들려줍니다.

 

아이가 따라 하면 좋고, 따라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영어로 질문했을 때 한국어로 대답하더라도 먼저 아이의 생각을 듣습니다.

저는 ‘틀렸다’고 고치기보다 영어를 다시 들려줘요

영어교육에서 아이의 말을 자연스럽게 확장해서 다시 들려주는 방법은 집에서도 활용하기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고양이다!”

라고 하면

Yes, a cat!

이라고 말합니다.

 

아이가

“고양이 자고 있어.”

라고 하면

Yes. The cat is sleeping.

처럼 조금만 확장합니다.

 

아이에게

“Cat이라고 해야지.”

라고 다시 말하게 하는 대신 아이의 생각은 그대로 인정하면서 영어 표현을 하나 더 얹어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방법을 좋아합니다.

 

아이와 대화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영어 input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The Very Hungry Caterpillar 활동에서도 이렇게 했어요

예전에 7세 아이와 The Very Hungry Caterpillar를 읽고 애벌레 만들기 활동을 했을 때도 같은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여러 색의 재료를 펼쳐놓고 제가 물었습니다.

What color do you want?

아이가

“분홍색.”

이라고 말하면

Pink. You want pink.

라고 받아줬습니다.

 

다음번에 같은 질문을 했을 때는 아이가 스스로

Pink!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I want pink.

 

라는 문장을 완벽하게 말하게 하는 것보다 What color do you want?라는 질문이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는지 충분히 경험하는 것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영어 문장은 그다음에 조금씩 길어져도 된다고 봅니다.

아이에게 바로 다시 말하게 하지 않는 이유

아이에게 영어로 다시 말하게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영어에 익숙하고 따라 말하기를 즐기는 아이에게는 자연스러운 연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막 시작했거나 영어에 거부감이 있는 아이에게 매번

“영어로 말해봐.”

“다시.”

“문장으로.”

라고 요구하면 영어를 듣는 순간부터 부담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저희 둘째처럼 영어책이나 영어영상에 거부감이 있던 아이에게는 영어를 잘하는 것보다 먼저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영어를 듣고 한국어로 대답해도 대화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한국어를 쓰지 말아야 영어가 늘까?

엄마표 영어를 하다 보면

“영어시간에는 한국어를 쓰면 안 되나요?”

라는 고민도 생깁니다.

 

저는 집에서 영어를 할 때 한국어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영어 초보 아이에게는 한국어가 자기 생각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언어입니다.

 

아이가 영어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까지 줄어드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가

“얘 왜 여기 숨어 있어?”

라고 재미있는 질문을 했는데

“영어로 말해봐.”

라고 하면 그 순간 대화의 중심이 이야기에서 영어문장 만들기로 바뀝니다.

 

저는 아이의 생각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러게. 왜 숨어 있을까?”

하고 이야기를 이어간 뒤 필요한 부분에서

He's hiding.

처럼 짧게 영어를 넣습니다.

 

영어책을 읽는 시간에도 아이의 생각과 상상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output보다 input이 먼저 충분해야 할 때도 있어요

영어 초보 아이에게 영어로 말하게 하려면 그전에 충분히 들어본 경험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I want blue.

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러 상황에서

What do you want?

Do you want blue?

You want blue.

같은 표현을 반복해서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의 영어 output이 적다고 조급해하기보다 아이에게 충분한 영어 input이 있었는지를 먼저 돌아봅니다.

 

아이가 아직 많이 듣지 못했는데 말부터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영어책을 읽을 때 질문도 너무 많이 하지 않아요

영어 그림책을 읽다 보면 부모가 아이의 이해도를 확인하고 싶어서 질문을 많이 하게 됩니다.

What color is it?

What's this?

How many?

 

질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페이지마다 질문을 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책을 보는 것보다 계속 문제를 푸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질문과 설명을 적당히 섞으려고 합니다.

 

때로는 그냥 엄마가 먼저 이야기합니다.

Look! A big bear.

He's hungry.

Wow, so many apples!

 

그러다가 아이가 선택해야 하거나 정말 궁금해할 만한 순간에 질문합니다.

Which one do you like?

What color do you want?

이런 질문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훨씬 편하게 반응합니다.

What color do you want?처럼 실제 선택이 필요한 질문을 자주 활용합니다.

한 단어로 대답해도 충분할 때가 있어요

4~6세 정도의 영어 초보 아이가

What color do you want?

라는 질문에

Pink.

라고 대답했다면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I want pink, please.

까지 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영어 수준에 따라 조금씩 확장할 수 있습니다.

영어 초보

Pink!

조금 익숙해졌다면

I want pink.

더 익숙해졌다면

I want the pink one.

이렇게 한 단계씩 늘려가면 됩니다.

 

처음부터 가장 완성된 문장을 목표로 삼으면 아이도 부모도 쉽게 지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영어로 먼저 말한 순간은 기다려서 나왔어요

엄마표 영어를 하면서 제가 가장 반가운 순간은 제가

“영어로 말해봐.”

라고 했을 때가 아니라 아이가 필요해서 먼저 영어를 사용했을 때였습니다.

 

만들기를 하다가

Blue!

라고 색을 먼저 말하거나,

 

몬스터 놀이를 하다가

Go away!

라고 외치거나,

 

Color Zoo 활동 중 필요한 모양을 보고

Triangle!

이라고 말하는 순간처럼요.

 

이런 말들은 시험에 답하기 위해 나온 영어가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아이가 사용한 영어입니다.

What color do you want?처럼 실제 선택이 필요한 질문을 자주 활용합니다.

 

저는 이런 순간을 조금 더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엄마표 영어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한국어로 대답할 때 저는 이렇게 해요

제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1. 아이의 대답을 먼저 인정합니다.

 

엄마:

What animal is it?

아이:

“토끼!”

 

2. 엄마가 영어로 자연스럽게 다시 말해줍니다.

Yes! A rabbit.

 

3. 필요하면 한 문장만 확장합니다.

It's a white rabbit.

여기서 끝입니다.

 

아이가 따라 말하면 좋고 따라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음 책이나 다음 놀이에서 또 같은 표현을 들을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영어로 말하게 하는 것보다 ‘말하고 싶은 상황’을 만들어요

아이에게 영어를 사용하게 하고 싶다면 저는

“영어로 말해봐.”

라고 요구하기보다 영어가 필요한 상황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 색의 재료가 있을 때는

What color do you want?

몬스터가 다가오는 놀이를 할 때는

Go away!

가 필요한 상황을 만듭니다.

 

알파벳 낚시에서는 아이가 B를 잡으면

You got B!

라고 말하고,

 

가베로 동물을 만들면서는

What shape do you need?

라고 묻습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선택하고, 요청하고, 움직이고, 만들기 위해 영어를 듣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영어 한 단어가 자연스럽게 나오면 그때 충분히 반응해줍니다.

다시 영어로 말하게 해야 하는 순간도 있어요

물론 아이가 영어로 말하는 연습이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저는 놀이 중간보다 활동이 끝난 뒤 짧게 복습할 때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완성한 작품을 보면서

What did you make?

라고 묻고,

아이가

“고양이.”

라고 하면

A cat. I made a cat.

이라고 먼저 말해줍니다.

 

아이가 할 수 있을 것 같으면

Can you say, “I made a cat”?

라고 한번 제안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싫어한다면 거기서 멈춥니다.

 

모든 대화를 영어 연습으로 만들지는 않는 것이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영어로 대답하지 않아도 영어는 쌓이고 있을 수 있어요

아이의 영어는 부모 눈에 바로 보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계속 듣기만 하던 표현을 어느 날 갑자기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한국어로만 대답하던 아이가 어느 날 익숙한 한 단어를 영어로 먼저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영어 초보 아이에게

“왜 영어로 안 말하지?”

라고 조급해하기보다

 

“이 표현을 충분히 들어봤을까?”

를 먼저 생각합니다.

 

영어로 질문했는데 아이가 한국어로 정확하게 대답했다면 그것도 하나의 시작입니다.

 

질문을 이해했고 자신의 생각도 표현했으니까요.

 

그다음은 엄마가 자연스럽게 영어를 하나 더 들려주면 됩니다.

 

“Pink라고 다시 말해.”

보다

Yes! Pink. You want pink.

처럼요.

 

저는 아이가 영어를 정답처럼 말하기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말로 조금씩 사용하게 되기를 기다려주는 편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이들과 영어활동을 하면서는 그 방법이 저희 집에는 더 잘 맞았습니다.

영어를 확인하는 질문보다 영어가 실제로 필요한 상황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